의료 정상화는 언제쯤?
학생 수가 일정 수를 넘어가면(경험칙에 따르면 25명 내외다) 교사가 학생 전체와 눈을 맞추지 못하며, 반드시 사각이 생긴다. 수업 질서 유지가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학생 수가 많을수록 질서 유지가 어려우며, 결국 체벌의 유혹도 커진다. 한 교실에 60-70명이 들어가서 수업하던 시절은 그야말로 가혹한 체벌이 횡행했는데, 최근 교실에서 체벌을 거의 사라지게 한 1등 공신은 학생인권조례나 진보교육감의 정책이 아니라 그래도 30명대로 줄어든 학급당 인원이다.
우리나라 사립대학 등록금은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높다. 2014년도 학부 등록금을 비교해보면 미국 21,189달러, 우리나라 8,554달러, 호주 8,322달러, 일본 8,263달러로 우리나라 국민소득 대비 사립대학 등록금이 아주 높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석사 학생 등록금은 1만 2천 달러를 넘어서서 호주와 일본의 두 배 수준을 넘는다. 학부 학생 100명 감소는 85만 달러의 수입 감소를 의미하는 상황에서, 학생이 줄 경우 이를 대체할 만한 소득원이 별로 없는 대학으로서는 학생 수 감축은 곧바로 대학의 재정위기로 직결되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학부정원을 지키려고 애를 쓸 수밖에 없다.
'인서울 광풍'은 모두를 불행하게 만든다. 살던 곳을 떠나 지방으로 밀려나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서울 학생들도 고통을 당하지만, 인서울 진입에 성공한 지방 출신 학생들은 비싼 학비와 주거비 문제로 빈곤의 비애를 겪어야 한다. 수명이 늘어난 반면 노후 자금이 부족해 퇴직 후에도 은퇴하지 못하는 '반퇴 시대'에 부모들은 또 무슨 죈가. '인서울 대학'에 자녀를 보낸 지방 부모들은 '반퇴 푸어'가 아니라 '당장 푸어'가 되는 고통을 감내해야 하며, 덩달아 지방 경제도 큰 어려움을 겪는다.
내년까지 2만7000명이 지방으로 더 내려가겠지만, 이들의 가족 동반 이주율 역시 20%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왜 그런가? 무엇보다도 자녀교육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인서울'이라는 속어의 유행이 잘 말해주듯이, 서울 소재 대학에 대한 집착이 병적인 수준으로 대중화된 세상에서 공부하는 자녀를 지방으로 데리고 내려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교육부는 '인서울' 강화 정책을 씀으로써 오히려 혁신도시 사업의 취지에 역행하고 있다. 교육부가 추진한 전국 4년제 대학 204곳의 2015학년도 정원 감축분 8207명 중 7844명(96%)이 지방에 몰려 있다.